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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파티시에와 셰프 사이…도시의 단맛이 풍성해진다!

2026-05-20 10:57:41
관리자
박준우 셰프가 서울의 디저트 명가를 찾아 ‘서울 디저트 로드’를 연재합니다. 한식 디저트부터 유럽 정통 파티스리까지, 각 디저트에 담긴 철학과 문화적 배경,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장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디저트 숍을 운영하는 나는 파티시에 출신이 아니다
제과 학교에 다닌 적도 없고, 초콜릿 템퍼링을 수백 번 반복하며 손목 감각을 익힌 사람도 아닌 나는 요리사였다. 정확히는 요리하는 사람으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디저트 쪽으로 흘러든 사람이다. 처음엔 와인 바를 겸한 카페의 셰프였고, 타르트가 먼저 유명해지면서 세상이 나를 ‘디저트 하는 사람’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선물인지 숙명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나는 이 세계를 두 가지 시선으로 보게 됐다. 그리고 두 눈으로 보면 보이지 않던 것이 선명해진다.
‘셰프’라는 말의 뿌리
‘셰프(chef)’는 라틴어 ‘카푸트(caput)’, 즉 머리를 뜻하는 말에서 왔다. 프랑스어로 건너오며 ‘수장’, ‘우두머리’가 됐고, 주방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파티시에(pâtissier)의 수장은? 셰프 파티시에(chefpâtissier)다. 언어의 뿌리를 따라가면 결국 둘 다 ‘셰프’다. 런데 어느 시점부터 이 두 단어는 전혀 다른 사람을 가리키는 것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셰프는 불 앞에 서는 사람, 파티시에는 밀가루와 버터를 다루는 사람. 그 분리에는 역사가 있다.

19세기 말, 오귀스트 에스코피에는 사보이 호텔이나 리츠 파리 등 최고급 호텔 주방에 군대의 위계 구조를 이식하며 ‘브리가드 드 퀴진(brigade de cuisine)’을 완성했다. 이 시스템은 20개가 넘는 전문 직군을 계층에 따라 배치했는데, 생선만 다루는 포아소니에, 소스만 담당하는 소시에처럼 각자의 영역이 칼처럼 나뉘었다. 파티시에는 이 체계 안에서 모든 구운 과자와 페이스트리를 담당하는 독립된 파트로 자리 잡았고, 불랑제(제빵사)를 그 아래 두고 관리했다. 효율의 이름으로 주방은 철저하게 분업화됐고, 단맛과 짠맛의 세계는 그때부터 서로 다른 문을 쓰기 시작했다.